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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대원 됐다 좋아했는데…” 독도 헬기추락 사연들 - 한국일보

“구조대원 됐다 좋아했는데…” 독도 헬기추락 사연들 - 한국일보

베테랑기장ㆍ새내기ㆍ새신랑 구조대원…안타까운 이야기 속속 전해져
독도 인근 해역에 추락한 소방헬기 실종자의 가족이 1일 오후 사고대책본부가 마련된 경북 포항남부소방서를 찾아 가족대기실로 들어가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31일 밤 독도 해상에서 추락한 소방헬기에는 베테랑 조종사, 신혼 2개월 된 새신랑, 근무한 지 1년 된 새내기 대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항공대를 졸업해 공군과 산림청을 거친 베테랑 헬기 기장 김모(46)씨는 평소 아내와 세 아들은 물론 처가 식구들에게도 자상했던 남편과 아빠이자 사위였다. 그는 아내와 세 아들을 교육문제로 해외에 보내고, 대구에 혼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끔 충남 천안에 있는 처가에 들러서 하룻밤을 묵곤 했다.

김 기장의 처남은 “매형이 출장을 왔다가 집에 들러서는 욕실에 물이 새는 걸 발견해 자상하게 수리 방법까지 알려주는 등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평소 아들 같던 사위의 실종 소식에 장모는 충남 천안에서 사고대책본부가 있는 포항 남부소방서까지 내려와 시종일관 넋을 놓은 채 눈물만 흘렸다.

김 기장과 헬기를 조종했던 이모(39)부기장의 아들은 이날 유치원 대신 엄마 손을 잡고 울릉도행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이 배에는 부모도 동행했다. 가족들은 3년 전 이 부기장의 남동생을 잃은 터라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이 부기장의 외삼촌 김모(58)씨는 “아들 하나 보낸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1일 조카가 탑승한 소방헬기가 독도 해상에 추락했다는 소식에 사고대책본부인 경북 포항남부소방서로 달려온 박모(29)대원의 외삼촌이 실종자를 찾는데 최선을 다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bo.com.

유일한 여성 탑승자인 구급대원 박모(29)씨는 소방관으로 자부심이 컸던 새내기였다. 박 대원의 외삼촌은 “1년 전에 소방관이 돼 중앙119구조단에서 일하게 됐다며 무척 기뻐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가능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달라”고 애타게 호소했다.

박 대원과 함께 헬기에 탑승한 구조대원 배모(31)씨는 결혼한 지 2개월 된 새 신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7년 전 소방 공무원이 된 후 지금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구조 현장을 누볐다.

사고 소식을 들은 그의 가족들은 꼭두새벽에 경북 포항에 도착한 뒤 울릉도를 거쳐 독도 인근 사고 해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포항남부소방서에는 이른 아침부터 실종자 가족들이 찾아와 발을 동동 구르며 구조 소식을 기다렸다. 이들 가운데 박 대원 부모 등 실종자 가족 20여명은 포항에서 오전 9시50분에 출발한 여객선을 타고 현장으로 향했다. 늦게 포항에 도착한 실종자 가족 10여명은 포항남부소방서에 마련된 가족 대기실에 머물렀다. 닫힌 대기실 안에서는 간간이 흐느끼는 소리가 흘러나와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포항=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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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1 09:07: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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