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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해상 추락헬기 기체결함 가능성 제기…내년 2대 추가 도입 논란 - 한국일보

독도 해상 추락헬기 기체결함 가능성 제기…내년 2대 추가 도입 논란 - 한국일보

 사고헬기와 실종 남성 1명 14시간 만에 수심 72m서 발견 
 구조가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해 닥터헬기 대신 소방헬기 출동 
중앙특수구조단이 1일 독도 인근 바다에서 추락한 헬기를 수색하기 위해 잠수를 준비하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독도 인근 해상에서 소방헬기가 추락한 지 14시간 만에 사고 헬기의 동체가 발견됐다. 실종 남성 한 명도 확인되면서 수색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동체를 인양한 후에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동종 헬기가 과거 해외에서 추락 사고를 낸 사례를 들어 기체결함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사고는 지난달 31일 오후 11시26분쯤 경북 울릉군 독도 동도선착상에서 남쪽 방향 300m 지점에서 발생했다. 독도 인근 해상에서 홍게잡이를 하던 9.77톤 88대왕호에서 기계 작업 중 왼쪽 엄지손가락 1마디가 잘린 응급환자와 동료 선원, 조종사 2명, 정비사 1명, 구조대원 2명 총 7명을 태운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가 독도 동도헬기장에서 이륙 2분 만에 추락했다.

1일 새벽 0시5분부터 수색에 나선 해경과 해군, 소방당국은 1일 오후 2시40분쯤 독도 남방 600m, 수심 72m 지점에서 사고헬기를 발견했다. 또 심해잠수사들이 무인잠수정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수중수색장비(ROV)로 수색하던 중 사고헬기 인근 해저에 엎드려 있던 남성 1명도 발견했다. 이 남성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동승한 승무원과 환자 등 6명도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소방헬기가 발견됐지만 인양작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잠수사가 수심 70m 지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산소와 헬륨통을 4개 정도는 메고 들어가야 10~20분 정도 작업할 수 있는데다 물 위로 상승하는 데만 1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무리한 작업은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무인잠수정이 먼저 헬기 주변을 점검한 후 날씨가 양호할 때 잠수사가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해경과 해군 함정, 소형 고속보트, 행정선, 어선 등 12척과 항공기 10대는 이날 헬기가 추락한 곳으로 추정되는 독도 남쪽 해상 9.2㎞를 7개 지역으로 나눠 수색 및 구조작업을 펼쳤다. 이날 오후 사고 해역에는 수중탐지 장비가 장착된 해경 잠수지원함과 심해구조가 가능한 해군 청해진함이 수색 및 구조작업에 합류했다. 청해진함은 지난 2015년 가거도 해상에서 추락한 헬기를 인양한 적이 있다.

황상훈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수색구조계장은 “현장에 투입된 해경 중앙특수구조단 잠수사 3명이 동체를 발견해 촬영했다”며 “해군, 소방과 협의해 동체의 정확한 위치와 상태, 실종자 등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또 “헬기가 추락한 곳의 수심이 깊어 잠수에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가용 가능한 장비와 인력을 모두 투입해 수색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원인은 여전히 미스터리다. 사고 당시 독도의 기상은 양호한 편이었다. 이날 대구를 출발해 울릉도에서 급유한 후 독도까지 날아온 헬기 기장도 베테랑이어서 기상이나 운항미숙 가능성은 지적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2016년 3월 도입한 프랑스 유로콥터사의 EC255 기종은 같은 해 4월29일 노르웨이 섬 인근에 추락해 탑승자 13명 전원이 숨진 헬기와 같아 기체결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노르웨이 당국 조사 결과 주 회전날개가 본체에서 떨어져 나가 같은 해 6월 유럽항공안정청(EASA)이 이 기종의 운항을 금지하다 이듬해 7월에 해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EC255 기종이 추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지난 2월 같은 회사가 만든 다른 기종인 AS365-N3 기종이 경남 합천댐 인근에서 추락하기도 했다.

황대식 전 한국해양구조협회 구조본부장은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사고 원인이 기상보다는 기체 결함 또는 고장에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독도까지 갔고 이륙을 했기 때문에 기상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었을 것”이라며 “양력(뜨는 힘)을 얻기 위해 돌아가는 로터에서 고장이 날 수도 있고, 로터로 동력을 전달해주는 기어박스라든가 여러 연결부품에서도 고장이 날 수 있는 확률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소방당국은 최근 정기점검에서 아무런 이상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성호선 영남119특수구조대장은 이날 경북 포항남부소방서에서 열린 언론브리핑에서 “9월23일부터 지난달 18일까지 자동회전축정비를 했고, 시험비행까지 한 결과 아무 이상이 없어 구조작업에 투입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고원인은 헬기 꼬리날개와 동체 사이 블랙박스와 보이스레코드가 인양돼야 드러날 전망이다.

기체 결함여부가 판가름 나지 않은 상황에서 소방당국이 사고 헬기와 동일 기종의 헬기 2대를 내년 초 더 들여올 예정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노르웨이 사고 발생 후인 2017년 9월 말 소방청과 중앙119구조본부는 에어버스헬리콥터스의 H225(옛 유로콥터 EC225) 수송 헬기 2대를 구매해 내년 1월쯤 인도받을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EC255와 동종 헬기의 안정성을 전반적으로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119구조본부 소속 소방헬기 추락과 관련해 동종 헬기에 대한 안전성에 대해서 전반적인 점검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알렸다.

한편 이날 응급의료전용인 닥터헬기가 아닌 소방헬기가 출동한 이유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람이 다친 상황인데도 인공호흡기와 심전도기 효소측정기 등 응급장비와 30여 종의 응급 의약품을 탑재한 경북 안동의 닥터헬기 대신 대구 달성군에서 소방헬기가 출동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소방당국은 독도 인근 해상의 사고여서 구급 못지않게 구조가 필요할 수 있는 상황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소방청 관계자는 “안동보다 대구가 독도와 더 가까웠고, 소방헬기에도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장비가 있는데다 구급만 가능한 닥터헬기보다는 구조대원도 탑승하는 다목적 소방헬기가 독도의 응급상황에는 적합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독도=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동해=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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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1 09:37: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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