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챔피언이자 6년 연속 KS 노리는 두산
10번째 구단 kt, 첫 포스트시즌에서 KS 진출 도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프로야구 초대 챔피언으로 최근 5년 연속 진출한 한국시리즈(KS)에서 3차례 우승한 '원년 멤버' 두산 베어스와 가장 늦게 리그에 합류해 포스트시즌 진출 꿈을 이룬 kt wiz가 사상 첫 '중립구장 플레이오프(PO)'를 치른다.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kt와 준PO를 통과한 두산은 9일부터 5전3승제의 PO에서 맞붙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역대 가장 늦은 5월 5일에 정규시즌을 개막한 2020년 KBO리그는 추위를 피하고자 PO부터는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치르기로 했다.
kt는 구단 첫 포스트시즌을 홈 수원 구장에서 치르지는 못해 아쉬움을 느낀다. 두산도 잠실벌을 누비지 못하는 건 아쉽다.
하지만 경기력만 생각하면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고척돔 중립 경기는 반갑다.
준PO 최우수선수(MVP) 오재원(두산)은 "이 시기에 야간경기를 하면 손이 얼어서 수비할 때 애를 먹는다. 경기력 면에서는 고척돔 경기가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2020년 두 팀의 상황은 비슷하다. 하지만 걸어온 길은 아주 다르다.
두산은 한국프로야구가 태동한 1982년부터 리그에서 뛰었다. OB 베어스로 KBO리그에 뛰어든 두산은 초대 KS 챔피언이기도 하다.
최근 가장 강한 팀도 두산이다.
두산은 2015년부터 작년까지 5년 연속 KS에 진출해 3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올해는 3위에 그쳤지만, 정규시즌 막판 뒷심과 행운이 겹쳤다.
10월 29일까지 5위였던 두산은 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10월 30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승리하며 3위까지 뛰어올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피한 두산은 준PO도 2경기 만에 끝내 피로를 최소화하고 PO에 진출했다.
사흘(6∼8일)의 휴식 기간을 얻어 원투펀치 크리스 플렉센과 라울 알칸타라를 PO 1, 2차전에 내보낼 수 있는 건 큰 수확이다.
kt는 떨리는 첫 포스트시즌을 준비한다.
2015년부터 1군 리그에 합류한 kt는 여섯 시즌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치열한 2위 경쟁에서 승리하며 긴장감을 떨쳐낼 시간도 벌었다.
kt는 PO에 직행하며 와일드카드결정전과 준PO를 차분하게 지켜봤다.
kt에는 유한준, 황재균, 장성우, 허도환, 이보근, 전유수 정도만이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마저 올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른다.
'경험' 면에서는 두산에 밀린다.
하지만 정규시즌을 떠올리면 kt에도 자신감이 자란다.
kt는 올해 두산과의 맞대결에서 9승 7패로 앞섰다. 두 팀 모두 총력전을 선언했던 10월 22일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는 1-3으로 끌려가다가 두 차례 빅이닝을 만들어 17-5,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기도 했다.
재미있는 인연도 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20승(2패)을 거둔 알칸타라는 지난해 kt에서 KBO리그에 데뷔했다. kt에서 11승 11패 평균자책점 4.01의 평범한 성적을 거둔 알칸타라는 올해 두산으로 이적한 뒤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올해 알칸타라의 평균자책점은 2.54다.
알칸타라는 올해 kt전에서는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4.24로 다소 고전했다.
2020년 KBO리그에 새 활력소가 된 '대형 신인' 소형준(kt)은 두산전에서 씩씩하게 잘 던졌다. 그는 5월 8일 잠실 두산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고, 첫 승을 신고했다.
소형준은 올해 KBO리그에서 박종훈(SK 와이번스)과 함께 토종 투수 중 가장 많은 13승을 올렸다. 이 중 3승을 두산전에서 챙겼다.
소형준의 두산전 성적은 6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2.51이다.
타자들의 대결도 흥미롭다.
kt에는 올해 타격 4관왕(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에 오른 멜 로하스 주니어, 신인왕 출신의 젊은 거포 강백호가 버티고 있다.
도루왕 심우준을 중심으로 한 기동력도 리그 상위권이다.
두산은 199안타를 친 호세 페르난데스와 오재일, 김재환으로 이어지는 좌타 트리오의 활약을 기대한다.
준PO에서 가을 사나이의 면모를 보인 오재원과 허경민, 정수빈, 김재호 등 큰 경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선수가 많다는 점도 두산의 강점이다.
정규시즌에서 팀 타율은 두산이 0.293으로 0.284의 kt보다 높았지만, OPS(출루율+장타율)에서는 kt가 0.794로, 0.792의 두산을 근소하게 앞섰다.
오재원은 "kt와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의 예상도 비슷하다.
jiks7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11/06 09:0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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