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
두산, 가을이면 ‘승리 DNA’ 꿈틀
9일 플레이오프 1차전서 격돌
소형준·플렉센 선발 맞대결 관심
2015년 프로야구 1군 무대에 데뷔한 막내 구단 KT는 2020년 드디어 6시즌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PS) 진출의 기쁨을 맛봤다. 그것도 정규리그 2위의 성적으로 플레이오프(PO·5전3승제)에 직행했다. 설렘 속에 가을야구 앞둔 KT의 PS 첫 상대가 하필이면 최근 5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치른 두산이다. 두산은 가을만 되면 승리 DNA가 살아나며 기적 같은 승부를 자주 일궈내 ‘미러클 두산’이라고 불릴 정도다. 정규시즌에서는 KT가 순위뿐 아니라 상대 전적에서도 9승7패로 앞서지만 가을의 두산을 떠올리면 쉬워 보이지 않는 상대다.
그런데도 KT가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PO 1차전 선발 투수로 고졸 신인 소형준(19)을 낙점하는 파격을 택했다. 소형준이 올 시즌 국내 투수 최다승인 13승(6패)에 평균 자책점 3.86을 기록한 강력한 신인왕 후보지만 그래도 1차전 선발은 정규시즌 리그 최다인 207.2이닝을 소화하며 15승7패 평균자책점 4.33을 기록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될 가능성이 커 보였다.
하지만 이강철 KT 감독의 선택은 소형준이었다. 데스파이네가 종종 대량 실점으로 무너지는 등 기복이 심한 반면 소형준은 7월 이후 매 경기 3실점 이하 투구로 안정감을 보였다. 여기에 두산전 상대 전적도 데스파이네가 4경기에서 1패 평균 자책점이 7.07로 10개 구단 중 최악이지만, 소형준은 6번 등판해 3승1패 평균자책점 2.51로 잘 던졌던 것도 선택의 이유다. 막내 구단답게 신인의 패기를 앞세워 1차전에 나선다.
다만 소형준이 생애 첫 PS라는 중압감을 이겨낼지가 관건이다. 고졸 신인이 첫 PS 경기에서 선발승을 거둔 건 1992년 염종석(롯데·준PO 1차전)과 2005년 김명제(두산·PO 3차전) 등 단둘뿐이다. 올해 준PO 1차전에서도 LG가 고졸 신인 이민호를 내세웠지만 4회를 넘기지 못했다.
두산은 이에 맞서 1차전에 크리스 플렉센(26)을 출격시킨다. 이미 지난 4일 준PO 1차전에서 6회까지 LG 타선을 산발 4안타 무실점으로 잠재우고 삼진을 11개나 뺏어내는 완벽투로 위력을 과시했기에 김태형 두산 감독의 신뢰가 두텁다. 플렉센은 정규시즌 KT를 상대로도 2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이닝 2실점(1자책점) 15탈삼진 평균 자책점 0.90으로 철벽투를 펼쳤다. 플렉센이 4일 휴식만의 등판이지만 김태형 감독은 “상태가 괜찮다. 시즌 중반에 부상으로 쉬기도 해서 많은 공을 던진 것도 아니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결국 1차전 승패는 양 팀 투수 공략에 달려있다. KT는 타격 4관왕 멜 로하스 주니어와 강백호 등 중심타선을 필두로 황재균, 유한준, 박경수 등 베테랑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여기에 도루왕 심우준과 배정대의 기동력도 기대를 건다. 이에 맞서 두산은 준PO 최우수선수(MVP) 오재원을 필두로 김재환, 오재일, 호세 페르난데스 등 중심타선이 든든한 데다 정수빈, 허경민, 박건우 등 가을야구 경험이 풍부한 타자들을 앞세운 작전 야구도 가능해 KT 마운드를 다양한 방식으로 괴롭힐 전망이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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